푸념

2020. 6. 28. 23:14카테고리 없음

나는 무엇을 위해 생존하는가.

 

이 생각이 드는 지금은 소위 말하는 번 아웃 증상에 걸린 나 자신을 맞이한 상태다.

 

다른 사람들은 바쁘게, 엄청 노력해서, 노력한 대비 성과가 안 나오니까 번 아웃에 걸렸다고 하는 반면 나는 도통 내가 왜 번아웃에 걸리는지 모르겠다.

 

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매우 과분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. 소위 말하는 취업 압박에 대해서도 다른 집에 대해서도 매우 여유로운 입장에 있는데 왜 내가 번아웃에 걸려있는지 모르겠다.

 

다른 사람들만큼 노력이라도 하거나, 그 이상을 했으면 나 자신에 대한 번아웃 증상에 합리화가 가능한데 난 그것도 아닌데 도대체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다.

 

푼돈이랑 인연을 바꾼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.

 

내 경우는 아는 사람, 소위 말하는 인맥 풀이 그렇게 넓지는 않은 편이다. 그래서 다른 사람보다 이 쪽에 대한 부담이 적어야 정상인 듯 한데 예상 외로 나는 이 쪽에 대한 부담이 좀 상당하다.

 

옛날같았으면 그저 '돈'이 우선이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. 뭐랄까, 하루의 알바 수당이 사람을 만나는 것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을 거랄까? 그런데 요즘 들어 그렇지 않다. 지금의 여자친구는 보잘 것 없는 나와 연애를 해주고 있고, 나는 이 사람을 날이 갈수록 모양새가 아니라 진심으로 좋아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고 있다.

 

뭐랄까, 결혼 같은 문제로 간다면 좀 회의적이겠지만 같이 하는 이 순간 만큼은 잘 챙겨줘야하는데 돈도 없고, 알바나 하겠다고 이 사람 한 명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달까. 차라리 어디든간 일단 취업한 상태였다면 그래도 주말에 같이 데이트도 하고 어울리면서 여러 기념일들도 챙겨주면서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 나갈 수 있을 텐데 이도 저도 못하는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다.

 

구렁텅이로 더 가서 좋을게 뭐가 있겠냐만..